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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마주치는 다양한 외부 자극

생명과학

by HtoHtoH 2026. 1. 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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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물이 부족할 때 물이 있는 곳으로 이동할 수 없고 바람이 몹시 분다고 바람을 막아주는 곳으로 이동할 수도 없다. 씨가 토양에 거꾸로 떨어져도 자기가 똑바로 다시 설 수도 없다. 이렇듯 식물은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 여건에 대해서 발달 및 생리적 기작을 통해서 적응해야만 한다. 자연선택이 이러한 반응들을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 주었다. 빛은 식물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식물이 어떻게 이 하나의 외부 자극을 인지하고 반응하는가에 관해 이야기하였다. 이 글에서는 식물이 보통 마주치는 다른 여러 외부 자극들에 대한 반응에 대해 알아보겠다.

 

중력

식물은 태양에서 에너지를 얻는 생명체이므로 태양 빛을 향해 자라는 기작이 있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데 씨가 발아한 후 생긴 어린 유식물이 땅속에서 전혀 태양빛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쪽으로 자라는 이유는 무엇인가? 또한 어떤 환경요인에 의해서 뿌리가 아래쪽으로 자라는가? 답은 중력 때문이다. 

식물을 옆으로 놓으면 생장 방향이 바뀌어 줄기는 위쪽으로 굽고 뿌리는 아래쪽으로 휘어진다. 중력에 대한 반응, 즉 굴중성(gravitropism)에 있어서 뿌리는 양성굴중성을 보이며 줄기는 음성굴중성을 보인다. 굴중성은 씨가 발아하자마자 작용하기 시작해서 씨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놓여 있다 하더라도 뿌리가 토양 쪽으로 자라게 하고 줄기가 태양 빛을 향하도록 해준다. 이 굴중성에 옥신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식물은 평형석(statolith)이라는 밀도가 높은 녹말 덩어리를 가지고 있는 특수화 된 색소체가 세포의 중력 방향 쪽으로 가라앉는 것을 통해 중력을 인지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뿌리에서 평형석은 뿌리골무의 특정 세포들에만 존재한다. 하나의 가설에 따르면 평형석이 이 세포들의 아래쪽에 모이면 칼슘의 재분포가 일어나고 이것은 다시 뿌리에서 옥신의 측면이동을 유발한다. 칼슘과 옥신은 뿌리의 양 측면 중 아래쪽 신장 부위에 축적된다. 이 물질들은 물에 녹아 있는 상태이므로 중력이 직접적으로 반응하여 아래로 이동한 것이 아니고 에너지를 이용하여 뿌리의 한쪽으로 수송되어야만 한다. 고농도의 옥신은 세포 신장을 억제함으로써 뿌리 아래쪽 면에 있는 세포들의 성장을 억제한다. 따라서 위쪽 세포들의 신장이 상대적으로 빨라지고 뿌리는 아래쪽을 향해 휘어지게 된다. 이러한 굴성은 뿌리가 똑바로 아래를 향할 때까지 계속된다.

식물생리학자들은 새로운 실험을 통해 뿌리의 굴중성에 있어서 '평형석 하강(falling statolith)' 가설을 다듬고 있다. 예를 들어, 평형석이 없는 애기장대나 담배 돌연변이체들의 경우 그 반응이 느리기는 하지만 여전히 중력에 반응할 수 있다. 뿌리가 중력을 감지하는 데 한 세포 전체가 관여할 수도 있다. 즉, 뿌리세포의 위쪽 면에서 원형질체와 세포벽을 연결하는 단백질은 세포에 대한 중력에 의해 기계적으로 끌어당겨지고 아래쪽 면에 존재하는 단백질은 눌려지는 차이를 통해 식물이 중력의 방향을 인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녹말립 외의 밀도가 높은 기관들이 중력에 의해 아래로 끌어당겨질 때 세포 골격계를 비틀어지게 함으로써 중력을 인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평형석이 없는 경우에도 중력반응이 천천히 일어난다는 결과를 볼 때 평형석은 밀도가 높기 때문에 식물의 중력 인지 능력을 강화시켜 준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식물이 마주치는 다양한 외부 자극
중력 스트레스 실험

 

기계적인 자극

바람이 심한 산 정상에서 자라는 나무는 바람이 적은 곳에서 자라는 나무에 비해 일반적으로 키가 작고 뚱뚱하다. 이러한 형태의 장점은 식물이 강한 바람에 대항해서 토양에 잘 지탱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접촉형태형성(thigmomorphogenesis, 그리스어로 thigma는 '접촉'을 의미한다)은 기계적인 자극의 결과로 유발되는 형태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식물은 기계적인 자극에 매우 민감해서 심지어는 잎의 길이를 자로 재는 정도도 향후 생장에 영향을 줄 정도이다. 어린 식물의 줄기를 하루에 두세 번씩 문지르면 식물은 정상의 경우보다 작은 식물이 된다. 기계적인 자극은 세포 내 칼슘이온의 농도를 높이는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시키고 칼슘이온은 세포벽의 성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유전자들의 발현을 활성화시킨다.

일부 식물에서는 진화 과정 동안 접촉에 대한 특별한 반응을 가지게 되었다. 기계적인 자극에 대한 민감한 반응은 이들 식물의 생존을 위한 하나의 전략이다. 대부분의 포도나 그 외 기어오르는 성향을 갖는 식물들은 덩굴손을 가지고 있어 지탱할 수 있는 물체를 재빨리 감싸 잡을 수 있다. 이러한 기관은 일반적으로 어떤 물체에 닿을 때까지 곧게 자라다가 닿게 되면 덩굴손 양쪽에 존재하는 세포들의 생장에 차이가 생겨 동그랗게 말리는 반응이 유발된다. 이렇게 접촉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나는 생장의 변화를 굴촉성(thigmotropism)이라고 하며 이것으로 인해 포도나무가 어떠한 지지대라도 이용하여 기어올라 숲 속에서 다른 식물에 의해 빛이 가려지는 것을 피해 위쪽으로 올라와 빛을 받을 수 있다.

 

여러 가지 환경 자극

종종 환경의 특정 요인들이 심각하게 변화되어 식물의 생존이나 생장, 생식 등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침수나 가뭄, 혹은 극단적인 온도 등의 환경 충격은 농업에 있어서 작물 생산에 끔찍한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 자연의 생태계에서 환경 충격을 견뎌낼 수 없는 식물은 죽거나 다른 식물들과의 경쟁에서 지게 되어 결국 그 지역에서 사라진다. 따라서 환경 충격은 식물이 지리적으로 어디에 분포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역시 중요하다. 여기서 식물이 맞닥뜨릴 수 있는 몇몇 일반적인 비생물적(abiotic) 스트레스에 대해 생각해 보자. 그리고 다음 글에서는 병원균이나 포식자 등 일반적인 생물적(biotic) 스트레스에 대한 식물의 방어반응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한다.

가뭄

밝고 따뜻하며 건조한 날에 식물은 토양으로부터 얻는 수분보다 증산작용으로 잃게 되는 수분이 많아짐으로 인해 수분 부족으로 고통스러워할 수도 있다. 자연 상태에서는 작물이나 식물들이 몇 주 혹은 몇 달 동안 수분 부족으로 고생할 수도 있다. 물론 심각한 수분 부족은 식물을 죽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식물은 수분 부족이 극단적이지 않은 경우 대처할 수 있는 조절기작을 가지고 있다. 많은 식물들은 수분이 부족하면 증산율을 낮추어 식물체 내의 수분을 보존한다. 잎에서의 수분 부족은 공변세포의 팽압을 낮추어 기공을 닫게 하며 이는 증산작용의 속도를 지연시키는 간단한 조절기작이다. 수분 부족은 잎에서 앱시스산의 합성과 분비를 촉진시키며 이 호르몬은 공변세포의 막에 작용하여 기공이 계속 닫혀 있게 해 준다. 잎은 이외에도 여러 다른 방식으로 수분부족에 대해서 반응한다. 식물세포의 신장은 팽압에 의한 작용이므로 수분이 부족하면 어린 잎의 생장이 제한받는다. 이러한 반응 역시 잎 표면적 증가를 지연시켜 증산으로 인한 수분 손실을 최소화한다. 여러 곡물류나 식물의 잎들은 수분이 부족하여 시들게 되면 돌돌 말려서 건조한 공기와 바람에 노출되는 잎 표면적을 줄여 증산작용을 줄인다. 이러한 모든 반응들은 식물이 물을 보존하는 것을 도와주기는 하지만 광합성 과정을 억제하는 좋지 않은 결과를 수반한다. 이것이 바로 가뭄에 의해 작물의 생산성이 감소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침수

물이 너무 많아도 식물에게는 문제가 된다. 집안에 있는 화초에 물을 너무 많이 주면 뿌리에서의 세포호흡에 필요한 산소가 토양을 통해 제공될 수 없어 호흡이 곤란해질 수 있다. 일부 식물들은 매우 습한 환경에 구조적으로 적응해 있다. 예를 들어, 맹그로브라고 불리는 나무는 해안 습지에 서식하여 뿌리는 물에 잠겨 있지만 공기뿌리(aerial root; 기근)와 연결되어 있어 산소를 제공받을 수 있다. 그러나 물이 많은 환경에 적응되지 않은 식물은 습기가 너무 많은 토양에서 산소의 부족을 어떻게 견뎌낼까? 산소의 부족으로 에틸렌의 합성이 촉진되고 에틸렌은 뿌리 피층의 일부세포들로 하여금 아폽토시스 과정을 거치게 한다. 이 세포들이 파괴되어 기관(air tube)이 형성되고 이 기관은 잠수함의 환기장치처럼 작용하여 물에 잠겨 있는 뿌리에 산소를 제공한다.

염류 스트레스

토양에 염화나트륨이나 다른 염들이 과량으로 존재하면 식물은 다음의 두 가지 이유에서 위협받는다. 첫째, 염류로 인해 토양의 수분 포텐셜이 감소하여 토양에 수분이 많다 할지라도 식물이 수분 부족현상을 겪게 된다. 토양의 수분 포텐셜이 낮아질수록 토양과 뿌리 상시의 수분 포텐셜 차이가 줄어들고 따라서 식물의 수분흡수가 줄어든다. 두 번째로는 소듐이나 몇몇 이온들은 농도가 일정 정도 이상이 되면 식물에 해가 된다. 선택적 투과성을 갖는 뿌리 세포의 세포막은 해로운 이온들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 이는 수분 포텐셜이 낮은 토양으로부터의 수분흡수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많은 식물들이 토양의 염분이 적당할 때에는 고농도에서도 식물에 해가 되지 않는 용질을 합성하여 견뎌낸다. 즉, 이러한 유기물들로 인해 식물은 토양에 존재하는 해로운 염류들을 받아들이지 않고도 세포의 수분 포텐셜을 토양의 수분 포텐셜보다 낮게 유지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식물들은 염류 스트레스에 오랫동안 견뎌내지는 못한다. 예외적으로 일부 내염성 식물은 염류샘 같은 기관을 가지고 있어 내성을 띠기도 한다. 염류샘을 통해 잎은 표피 바깥으로 염분을 배출한다.

고온 스트레스

여타 생명체에서와 마찬가지로 너무 높은 온도는 식물에 해를 끼치고 세포 내의 효소 등을 변성시키며 또한 물질대사를 망가뜨려 결국 식물을 죽일 수 있다. 증산작용의 기능 중 하나가 바로 바로 증발열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따뜻한 날에 잎의 온도는 주변 대기의 온도보다 3~10℃ 정도 낮다. 물론 덥고 건조한 날씨는 많은 식물에서 수분 부족을 유발하게 되고 이것에 대한 반응으로 기공을 닫고 수분을 보존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 경우 증발열에 의하 냉각 효과는 희생하게 된다. 이러한 딜레마로 인해 대부분의 식물은 매우 덥고 건조한 날씨에 희생을 치르게 된다.

대부분의 식물은 고온 스트레스를 받아도 생존할 수 있는 대비책을 가지고 있다. 특정 온도 이상이 되면 식물세포는 열충격단백질(heat-shock protein)을 많이 만들어 낸다. 온대지방에 서식하는 대부분의 식물의 경우 40℃ 이상에서 이러한 반응이 일어난다. 과학자들은 이를 동물과 미생물에서도 발견하였다. 열충격 단백질 중 일부는 샤페론(chaperone) 단백질로서 고온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세포에서 다른 단백질들의 구조형성을 도와 적절한 기능을 나타내는 모양을 갖게 해 준다.

저온 스트레스

주변 온도가 떨어질 때 식물이 마주치게 되는 한 가지 문제는 세포막 유동성의 변화이다. 막이 온도가 특정 온도보다 낮아지면 지질이 고형화되어 막은 유동성을 잃게 된다. 이렇게 되면 막을 통한 용질의 수송에 문제가 생기고 막단백질의 기능이 저해된다. 식물은 저온 스트레스에 반응하여 세포막 지질의 구성을 변화시킨다. 예를 들어, 막지질에서 불포화지방산의 비중을 높이고 이 불포화지방산은 저온에서 지질이 고형화 되는 것을 방지하여 막의 유동성을 유지하게 한다. 막을 구성하고 있는 분자의 변화는 몇  시간 혹은 며칠이 걸리기 때문에 자연에서 계절이 바뀌면서 나타나는 점차적인 온도 변화보다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가 식물에 매우 치명적이다.

저온 스트레스 중 동결은 보다 극심한 경우이다. 어는점 이하의 온도에서 대부분 식물의 세포벽과 세포간극에는 얼음이 언다. 일반적으로 세포질은 세포벽 환경보다 많은 용질을 함유하고 있고 용질은 어는점을 내려주는 역할을 하므로 동일한 온도에서 쉽게 얼지 않는다. 세포벽에서는 얼음이 얼어 액상의 수분이 감소하게 되고 이는 수분 포텐셜을 감소시켜 세포 안의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오게 한다. 결과적으로 세포질의 염류이온 농도가 증가하게 되고 이는 세포에 해로우며 결국 세포가 죽을 수 있다. 동결로 인해 세포가 생존하느냐 아니냐는 대부분 세포가 수분부족에 잘 견딜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 겨울이 매우 추운 지역에 서식하는 식물은 동결 스트레스에 견딜 수 있는 특별한 적응기작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동결 스트레스에 내성을 갖는 많은 식물들은 겨울이 오기 전에 당과 같은 특정 용질의 세포 내 농도를 증가시켜 세포외부가 얼게 되어 발생하는 세포의 수분손실을 줄일 수 있다. 세포막 지질의 불포화 정도 역시 증가하여 적절한 수준의 막유동성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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