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농업이 시작된 이래로 식물의 생식과 유전자 조립에 개입해 왔다. 사실 옥수수는 인간이 만들어 낸 비자연적인 괴물이라고 말하여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옥수수가 자연에서 그냥 버려진다면 종자를 퍼트리지 못하기 때문에 곧 멸종될 것이다. 옥수수 낱알은 중심축(옥수숫대)에 영구적으로 붙어 있을 뿐 아니라 거칠고 겹겹이로 된 엽초(옥수수 껍데기)에 의해 영구적으로 보호도 되고 있다. 이런 특징은 자연선택이 아니라 인간에 의한 인위적인 선택으로 생긴 것이다. 식물 교배에 깔려 있는 과학적인 원리에 대한 이해도 없이 구석기시대의 인간들은 10,000년쯤 전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에 우리의 농산물 종 대부분을 작물화하였다. 그러나 유전적 변형은 인간의 인위선택으로 작물 변화를 시도하기 오래전에 이미 시작되었다. 예를 들어, 지금 많은 식품에 쓰이는 밀 종류는 다른 초본류 종 사이에서 발생한 자연적 교배의 산물이다. 식물에서 그런 교배는 일반적이며 육종가들이 인공선택과 작물의 개량을 위해 유전적 변이를 도입하는 데 활용되었다.

식물 육종에서 유용한 형질을 인식하는 기술은 중요하다. 육종가가 그들의 경작지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다른 나라를 가서 작물 변종 또는 유용한 형질을 가진 야생 근종을 찾는다. 때때로 이런 형질은 돌연변이에 의해 자발적으로 생기지만 자연적 돌연변이의 발생은 너무 느리고 신빙성이 없어서 육종가가 연구하고 싶은 모든 돌연변이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그래서 육종가는 많은 종자나 유식물을 X선이나 방사선, 화학물질 등을 써서 돌연변이를 만들기를 가속화한다.
야생종에서 유용한 형질을 찾으면 야생종을 작물종과 교배를 한다. 일반적으로 야생종의 유용 형질이 유전된 자손에게는 농업적인 측면에서 별로 쓸모없는 여러 형질도 또한 유전되었다. 유용한 형질을 발현하는 자손을 다시 작물종과 교배하여 그 자손에게 또 원하는 형질이 있는지 조사한다. 원하는 야생 형질을 가진 자손이 다른 농업적인 측면에서도 원래의 부모와 비슷할 때까지 이런 과정을 계속한다.
대부분의 육종가는 같은 종의 식물 내에서만 교배하는 반면, 다른 육종가들은 같은 속이지만 서로 먼 두 종 사이에 잡종교배를 시도한다. 예를 들어, Musa 속의 두 종 사이에 교배로 잘 알려진 Cavendish 바나나를 만들었다. 먼 종 사이의 교배는 자주 발생 과정 중 잡종 종자가 발육부전을 겪게 된다. 그 배가 발생을 시작하지만 배젖은 발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잡종 배는 때로 밑씨를 칼로 열고 꺼내어 시험관 내에서 배양하기도 한다.
흔하지는 않지만 두 서로 다른 종 간의 식물 사이에서 교배가 일어난다. 예를 들어, 밀(Triticum aestivum)과 호밀(Secale cereale) 사이의 교배는 트리티케일(triticale)이라는 새로운 곡물을 만들었는데 이것은 두 종의 모든 염색체를 다 가지고 있었다. 트리티케일은 1870년대에 처음 만들어졌을 때 식물원의 기이한 식물보다도 더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1900년대 중반에 식물 육종가들은 트리티케일이 빵밀만큼의 수확량과 질적 특성을 가진 동시에 호밀의 저온 스트레스, 습기 스트레스, 산성화 된 토양에 대한 저항성을 지닌 작물로 개발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초기의 트리티케일은 여러 가지로 문제 투성이었다. 이 키가 크고 늦게 성숙하여 잘 넘어지는 식물은 부분적으로 불임이며 수확도 많지 않다. 전형적으로 이들은 발아가 잘 안 되는 오그라진 종자를 생산하여 제분하거나 빵을 만들기에 질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지속적인 인위선택에 의하여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어 현재 세계의 100만 헥타르 이상의 농지에서 트리티케일을 기르고 있다.
식물 생명공학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의미로는 역사 이전에 시작된 노력인, 인간을 위해 그 산물을 사용하려는 식물 활용 면에 있어서의 혁신을 말한다. 좀 더 특이적 의미로는 생명공학은 농업과 공업에서 유전자 변환 생물체의 활용을 말한다. 정말로 최근 유전공학은 너무 강력한 힘을 갖게 되어 유전공학(genetic engineering)과 생명공학(biotechnology)이란 용어는 사실상 동의어가 되었다.
전통 식물 육종가와 다르게 유전공학 기술을 사용하는 현대 식물 생명공학자는 가까운 종끼리 또는 같은 종이라도 변종끼리 유전자를 옮기는 데 제한을 받지 않는다. 예를 들어, 벼와 백합 사이의 많은 중간 종들과 그들의 공통조상 식물이 멸종되었기 때문에 백합의 유용 유전자를 벼에 넣기 위해 전통적인 육종 기술을 사용할 수는 없다. 이론적으로는 육종가가 중간 종을 가졌다면 수 세기를 걸친 개발 과정을 통해 전통적인 교배와 육종 방법으로 백합의 유전자를 벼에 도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유전공학 기술은 더 빨리 그리고 중간 종이 없이도 그런 유전자 전이가 가능하게 해준다.
이번 글의 나머지 부분에서 우리는 유전자 변형 작물의 사용을 둘러싼 예견이나 쟁점을 살펴볼 예정이다. 식물 생명공학의 옹호자들은 작물의 유전공학이 세계 기아, 화석연료 의존 등을 포함한 21세기의 가장 심각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열쇠라고 믿는다.
지구상의 약 800만 인구가 영양실조를 겪고 있다. 매일 4만 명이 영양실조로 죽고, 죽는 사람의 반이 어린이다. 기아의 원인에 대해서는 많은 이견들이 있다. 영양실조가 사회주의적 원인 때문이든 자본주의적 원인 때문이든 간에 식량을 증산하는 것은 인류의 목표이다. 땅과 물은 식량 생산에 있어서 가장 제한된 공급원이기 때문에 최선의 방책은 가용한 땅에서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다. 특히 많지 않은 야생을 보존하여야 한다면 정말로 경작할 수 있는 '여분'의 땅은 거의 남지 않았다. 인구증가가 계속된다고 가정하면 세계의 모든 농부들은 2030년에 지구상의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헥타르 당 40% 이상의 곡물을 더 수확해야 한다. 식물 생명공학은 그만큼 증가해야만 하는 작물 생산량이 가능하도록 도울 것이다.
형질전환 작물의 상업적 적용은 농업 역사상 가장 극적으로 빠르게 기술 적용된 예가 되고 있다. 이런 작물로는 면화, 옥수수, 감자 등에 바실러스균(Bacillus thuringiensis)의 유전자를 도입한 형질전환 변종이나 교배잡종이 있다. 이렇게 작물에 도입된 유전자는 단백질(Bt 독성물질)을 발현하여 병충에 독이 된다. 이런 식물 변종을 이용하면 작물에 뿌리는 화학 살충제의 양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또한 제초제에 저항성을 가진 면화, 옥수수, 대두, 사탕수수, 밀 등의 형질전환 식물 개발에도 커다란 진전이 있었다. 이런 식물의 재배는 농부가 토양을 쇠퇴시킬 수도 있는 지나친 경작 대신 형질전환 작물에는 해가 없는 제초제를 가지고 잡초를 제거할 수 있게 함으로써 생산원가를 줄일 수 있다. 연구자들은 또한 질병에 대해 내성을 증가시킨 식물을 만들고 있다. 한 경우를 보면 고리무늬병 바이러스에 내성을 갖는 유전자 변형 파파야를 만들어 도입함으로써 하와이 파파야 농장을 살리고 있다.
비싸지 않던 화석연료 특히 석유의 세계 매장량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더욱이 기상학자들에 의하면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연료를 너무 많이 사용한 결과 온실가스가 방출되고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21세기에 세계는 경제적이고도 오염이 없는 방법으로 어떻게 에너지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어떤 지역에서는 바람이나 태양열이 경제적으로 사용될 수 있지만 대체에너지가 지구의 에너지 요구를 충족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많은 과학자들은 오래지 않은 미래에 스위치그래스(Panicum virgatum)나 포플러(Populus trichocarpa)처럼 성장속도가 극도로 빠른 식물의 생물자원으로부터 세계의 에너지 수요의 상당 부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견한다.
최적의 조건에서는 포플러는 매년 3~4m씩 자라고 스위치그래스는 거의 모든 작물이 살 수 없는 여러 불리한 조건의 땅에서도 잘 자란다. 과학자들은 식물의 생물자원을 직접 태우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대신에 세포벽을 이루는 중합체인 셀룰로오스와 헤미 셀룰로오스는 지구상의 가장 풍부한 유기물로서 효소작용을 통해 설탕으로 분해될 수 있다. 그 다음 이 설탕은 알코올로 발효되어 증류한 후 생물연료(biofuel)가 될 수 있다.
새물자원에서 얻은 생물연료를 사용하는 것은 온실가스인 CO₂의 순방출량을 줄일 수 있다. 화석연료를 태우는 것은 대기 CO₂ 농도를 증가시키는 반면 생물연료 작물은 생물연료가 탈 때 방출되는 CO₂를 광합성하여 재흡수하는 탄소 중립적인 회로를 형성한다. 식물 육종가는 좀 더 쉽게 생물자원이 전환될 수 있도록 유전자가 조작된 더 빠르게 자라는 포플러를 만드는 시도를 하고 있다.
농업에서의 형질전환 생물체에 관한 많은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또는 윤리적인 논쟁들은 이 글의 범주에서 벗어난다. 그러나 우리는 형질전환 작물에 대한 생물학적인 관점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어떤 생물학자, 특히 경제학자들은 형질전환 생물체(GMO)가 환경에 노출되어 생기는 생각지 못한 위험에 대해 걱정한다. 가장 기초적인 논쟁은 GMO가 인간의 건강이나 환경에 해를 줄 수 있는지 알지 못하는 위험성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것이다. 농업 생명공학이 좀 더 천천히 발생하기를(또는 중단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이런 '실험'이 멈출 수 없는 속성을 가진 것 때문에 걱정한다. 약물 실험에서는 예견하지 못했던 해로운 결과가 생겼다면 그 시도는 중단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생명체의 경우는 일단 생물권에 도입되면 그것을 멈추게 할 수가 없는 것이다.
GMO 반대자는 유전공학으로 원래 유전자 제공 생물체로부터 일부 사람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식품으로 사용되는 식물에게 옮겨질 수 있다고 염려한다. 그러나 생명공학자들은 대두나 기타 작물에서 알레르기 유발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를 제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까지 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특별하게 고안한 GM 식물이 인간의 건강에 해로운 효과를 보인 증거는 없다.
그런데도 건강의 이유로 GMO 반대론자들은 GMO 산물이 들어 있는 모든 식품에 명확하게 표시를 하도록 로비를 하고 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운송하고 저장하고 처리하는 동안 GM 식품과 GM이 아닌 식품이 섞이지 않도록 엄격한 규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어떤 생명공학자들은 전통적인 식물 육종 기술로 만든 '형질전환' 작물이 시장에 나왔을 때는 비슷한 요구가 없었다는 사실을 언급한다. 예를 들면, 자연에서는 서로 교배되지 않는 뚜렷한 두 개의 속, 밀과 귀리를 잡종교배시킴으로써 몇십 년 전에 인공적으로 만든 완전히 새로운 작물인 라이밀이 있었다. 라이밀은 세계적으로 약 120만 헥타르 이상에서 경작되고 있다.
GM 작물에 대하여 제기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아마도 도입된 유전자가 작물과 잡초의 교배로 인하여 유전자 변형 작물에서 잡초로 옮겨질 가능성일 것이다. 제초제 저항성을 갖게 된 작물과 야생 근연종 사이에 자생적인 교배로 야생에서 다른 잡초보다 선택적인 장점을 가지며 경작지에서 제어하기 훨씬 어려운 '슈퍼잡초'가 생겨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 어떤 작물들은 잡초인 근연종과 교배가 이루어져 작물에서 잡초로 유전자 전이가 일어날 수 있다. 그 가능성은 그 작물이 잡초와 교배할 수 있는 능력과 전이유전자가 잡초의 전체 적합성에 얼마나 영향을 줄 것인가에 달려 있다.
도입된 유전자가 전이되는 것을 막으려는 많은 다양한 전략들이 시도되었다. 첫 번째로, 형질전환 작물을 수컷 불임으로 만든다면 이 식물은 근처의 일반 식물의 꽃가루로 수정되어 종자와 열매는 만들 수 있지만 자신은 정상적인 꽃가루를 만들지 못한다. 두 번째 방법은 유전자 조작된 무수정생식을 형질전환 작물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종자가 무수정생식으로 만들어지면, 배와 배젖은 수정 없이도 발생한다. 이런 형질을 형질전환 작물에 넣는 것은 식물이 종자와 열매 생산에는 문제가 없이 수컷 불임을 만들 수 있으므로 꽃가루를 통한 형질전환 유전자 전이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세 번째 전략은 형질전환 유전자를 작물의 엽록체 DNA에 넣는 것이다. 많은 식물에서 엽록체. DNA는 엄격하게 모성으로만 유전되어 엽록체의 유전자는 꽃가루에 의해 전이될 수 없다. 네 번째 전략은 정상적인 꽃 발생은 하지만 꽃이 열리지 않게 유전자 조작을 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자가수분만이 일어나고 꽃가루가 꽃에서 나가지는 못하게 된다. 이런 해결책은 꽃 설계에서의 수정이 필요하다. 이런 결말을 위해 조작될 수 있는 몇몇 꽃 유전자가 알려졌다.
기술적 진보는 거의 항상 의도하지 않은 결과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식물 생명공학에서 위험성 제로는 거의 얻기 어렵다. 각각의 경우에 따라 과학자와 대중은 형질전환 산물에 의해 가능한 유용성과 사회가 짊어져야 할 위험을 함께 고려해야만 한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이런 토론과 결정이 역행성 두려움이나 맹목적인 추종보다는 건전한 과학적인 정보와 시험을 근거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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