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가락을 조각내어 그 조각들이 우리의 정확한 복사본으로 발생하는 것을 상상해 보라. 이런 일이 실제 일어난다면 그것은 유전적 재조합 없이 단일 부모로부터 자손이 생기는 무성생식의 예이다. 그 결과 무성생식으로 만들어진, 유전적 동일 개체인 클론이 생긴다. 무성생식은 다른 식물뿐 아니라 속씨식물에서도 흔하며 어떤 식물종에서는 주도적 생식방법이기도 하다.
식물에서 무성생식은 전형적으로 성장능력이 끝이 없이 늘어나는 것이다. 상기해 보면 식물은 분열을 하고 있지만 분화가 되지 않는 세포로 이루어진 분열조직을 가지고 있어, 계속 생장하거나 생장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더구나 식물 전체의 유조직 세포는 분열하고 분화되어서 더 특수한 유형의 세포가 될 수 있어 식물의 잃어버린 부분을 재생할 수 있다. 식물에서 떼어낸 영양조직 조각으로 전체 자손 개체로 발생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절단한 줄기에서 막뿌리(혹은 부정근)를 발생시켜서 그것이 전체 식물체가 되게 할 수 있다. 부모식물의 일부분을 떼어 내어 전체 식물로 발생시키는 이와 같은 분절증식이 무성생식의 가장 일반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칼랑코에 잎에서 생긴 막뿌리는 분절증식의 특이한 형태의 예이다. 어떤 식물종의 또 다른 무성생식의 형태는 단일 부모의 뿌리계로부터, 독립된 어린싹이 될 수 있는 막눈을 만든다. 그 결과 하나의 부모에서 무성생식을 통하여 클론들이 형성된다. 그런 무성생식으로 생겨난 식물 클론 중 가장 오래된 것은 미국 캘리포니아 모자브 사막에 원 모양으로 형성된 크레오소트 덤불로, 적어도 12,000년 정도는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성생식 중 완전히 다른 기작 하나는 민들레 등과 같은 식물에서 진화되었다. 이런 식물은 때로 수분이나 수정 없이 씨를 만든다. 이렇게 무성생식에 의한 종자의 생산은 정자와 난자가 생산된 적도, 합쳐진 적도 없기 때문에 무수정생식(apomixis)이라고 부른다. 대신에 밑씨 안의 이배체 세포가 배가 되고, 그 밑씨가 종자로 성숙하여 민들레에서는 바람에 날리는 열매의 모습으로 종자가 퍼져 나간다. 그래서 이런 식물들은 무성생식으로 자신의 클론을 만들기는 하여도 일반적으로는 유성생식 종자 분산의 장점을 이용한다. 잡종 식물을 만드는데 무수정생식을 도입하는 것은 무수정생식으로 잡종 식물의 유용한 유전체가 자손에게 넘겨질 수 있기 때문에 식물 육종가들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목표가 된다.
무성생식의 가장 중요한 장점은 수분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같은 종의 식물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같은 꽃가루 전달자에 의해 꽃가루가 전달될 가능성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는 무성생식이 유용할 것이다. 또 무성생식은 식물이 온전히 자신의 유전적 유산을 모두 자손에게 넘겨줄 수 있다. 반대로 식물이 유성생식을 한다면 대립유전자의 단지 반만 자손에게 준다. 식물이 어떤 안정된 환경에 아주 잘 적응되었다면 무성생식이 장점이 된다. 한 왕성한 식물이 환경에 잘 적응했다면, 그 식물은 스스로 많은 자손을 복제하게 되고 환경 조건이 계속 안정된 상태라면 이 복제 식물들도 부모 식물들이 번성하였던 같은 환경 조건에서는 유전적으로 적합할 것이다.
유전적으로 무성생식에 의해 만들어진 복제 식물들은 유성생식으로 생긴 자손만큼 약하지도 않다. 복제 식물은 일반적으로 부모식물의 성장한 영양조직에서 생겨나므로, 이것이 식물에서 무성생식이 영양생식(vegetative reproduction)으로 알려진 이유이다. 반대로 종자의 발아는 위험한 상태에 처한다. 단단한 종자에서 나온 유식물은 포식자, 해충, 바람 등의 위험요소에 노출된다. 바람 때문에, 부모 식물만큼 성장할 수 있는 유식물은 단지 소수에 불과하다. 아주 많은 종자를 생산하는 것은 각 개체의 생존에 대한 어려움을 보상하고 자연선택으로 선별할 충분한 수의 유전적 변종을 제공하게 된다. 꽃을 피우거나 열매를 맺는 것에 소모되는 자양분의 관점에서 보면 이런 생식은 매우 비싼 생식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진화하는 질병원이나 변덕스러운 변인들이 생존이나 성공적인 생식에 영향을 주는 불안정한 환경에서는, 자손과 그 군집에서 변이를 만드는 유성생식은 장점이 된다. 반대로 무성생식으로 생겨난 식물은 유전적 동일성으로 인해 새로운 질병 같은 환경 변화의 재난이 생긴 지역에서는 멸종될 위험성이 크다. 더욱이 종자는 자손이 좀 더 먼 거리로 퍼져나가는 것을 돕고 있다. 마지막으로 종자의 휴면으로 환경 조건이 더 좋아지게 될 때까지 생장이 유보될 수 있다.
유성생식의 큰 장점은 자손의 유전적 다양성을 증가시킬 수 있지만, 정원 완두 같은 식물의 꽃은 자가수분을 한다. '자가'라고 부르는 이런 과정은 그 종자가 확실히 발생하도록 하기 때문에 작물에서 유용할 수 있다. 그러나 여러 속씨식물에서는 꽃이 스스로 수정되는 것을 어렵게 하거나 불가능하게 하는 기작들이 진화되었고 다음에서는 그 내용을 다루려고 한다.
자가수분을 막는 다양한 기작들은 정자와 난자가 확실하게 다른 부모로부터 오게 함으로써 유전적 다양성에 기여한다. 암수딴몸(dioecious) 종의 경우 식물은 개체 각각이 암술이 없는 수꽃이나 수술이 없는 암꽃을 갖기 때문에 자가수정을 할 수 없다. 완전한 기능을 하는 수술과 암술을 가진 꽃을 피우는 식물에서도 꽃기관이 서로 다른 시기에 성숙하게 하거나 동물 꽃가루 전달자가 꽃밥의 꽃가루를 같은 꽃 암술머리에 옮겨줄 수 없는 구조적 특징을 가져 자가수정을 막기도 한다. 그러나 개화식물에서 가장 일반적인 자기수정 방어기작은 자가불화합성(self-incompatibility), 즉 식물이 자신 또는 근연종의 꽃가루를 거부하는 능력이다. 만약 꽃가루가 같은 식물의 암술머리에 놓이더라도 생화학적인 방어기작이 꽃가루가 발생을 완성시켜 난자와 수정되는 것을 막게 된다.
연구자들은 자가불화합성에 관련된 분자적 기작을 밝혀내고 있다. 이런 식물 반응은 생명체가 '자기' 세포를 '남'의 세포와 구분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동물의 면역반응과 유사하다. 주요 차이점은 동물 면역 체계는 병원체에 대한 방어나 이식된 장기를 거부할 때처럼 남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식물의 자가불화합성은 자신을 거부하는 것이다.
'자신'의 꽃가루를 인지한다는 것은 S-유전자라고 부르는 자가불화합성 유전자에 근거한다. 식물집단의 유전자 풀에는 S-유전자의 대립유전자가 몇십 개 존재한다. 내려앉은 암술머리의 대립유전자와 일치하는 대립유전자를 가진 꽃가루에서는 꽃가루관이 자라나지 않는다. 종에 따라서 배우체 자가불화합성이나 포자체 자가불화합성이라는 두 가지 분자적 기작 중 하나에 의해 자기 인식작용이 꽃가루관의 성장을 막게 된다.
배우체 자가불화합성에서는 꽃가루 유전체에서 S-대립유전자가 수정의 방어를 좌우한다. 예를 들어, S₁S₂ 부모 포자체에서 S₁ 꽃가루가 S₁S₂ 꽃의 난자와는 수정하지 않지만 S₂S₃ 꽃하고는 수정한다. S₂ 꽃가루는 어느 꽃 하고도 수정하지 않는다. 이런 종류의 자기 인식은 효소로 꽃가루관 안의 RNA를 파괴하는 작용이 관여한다. RNA를 가수분해하는 효소는 암술대에서 만들어져 꽃가루관으로 들어간다. 꽃가루관이 '자신'의 타입이면 이들 효소가 꽃가루관 RNA를 파괴한다.
포자체 자가불화합성에서는 꽃가루의 벽에 붙은 부모형 포자체 조직의 S-대립유전자 산물에 의해 수정이 방해된다. 예를 들어, S₁S₂ 부모 포자체의 S₁이나 S₂ 꽃가루가 S₁S₂ 꽃이나 S₂S₃ 꽃과 수정하지 못한다. 포자체 자가불화합성은 꽃가루관의 발아를 방해하는 암술 표피세포의 신호전달경로가 관여한다.
콩, 옥수수, 그리고 토마토 같은 순종 작물은 일상적으로 자가수정을 하여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는다. 그러나 식물 육종가들은 자주 여러 종 간에 교배를 시켜 가장 좋은 형질만을 조합하고, 지나친 자가교배의 결과로 건강하지 못하게 되는 것을 막는다. 잡종 종자를 얻기 위하여 현재 육종가들은 노동력을 많이 들여 종자를 생산하는 부모 식물의 수술을 제거하거나 불임 수컷 식물을 만들어 자가수정을 못하게 하여야만 한다. 그러나 나중 방법이 점점 더 중요하게 되어, 결국은 자가화합성인 작물종에 자가불화합성을 부여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자가불화합성의 기작에 관한 기초적인 연구가 농업에 적용될 것이다.
작물이나 관상식물을 개량하려는 목적으로 사람들은 속씨식물에서 여러 가지 무성번식 방법을 고안하였다. 대부분의 방법들은 식물의 막뿌리나 막눈을 형성하는 능력을 활용한다.
대부분의 집안에서 키우는 식물이나 목본성 관상식물, 그리고 과수나무는 꺾꽂이(cutting)라고 부르는 식물 조각으로부터 무성생식으로 만들어진다. 어떤 경우에는 꺾꽂이를 위해 지상부를 절단한다. 절단된 지상부 아래쪽 끝에는 캘러스(callus)라고 부르는 분열하지만 미분화 상태인 세포 덩어리가 형성되고 거기서 막뿌리가 발생한다. 지상부 조각이 마디를 가지고 있다면 막뿌리는 캘러스 형성 단계 없이도 만들어질 수 있다. 아프리카 바이올렛을 포함한 몇 식물들은 줄기보다는 잎으로부터 번식할 수 있다. 어떤 식물에서는 꺾꽂이가 특수화된 저장줄기로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감자는 영양눈이 있어 눈이 있는 조각으로 자르면 각각이 완전한 식물체로 다시 발생한다.
꺾꽂이에서 변형된 양양생식 방법으로, 한 식물의 가는 가지나 눈을 가까운 종 또는 다른 변종의 식물체에 접목(grafting)할 수 있다. 접목은 다른 종 또는 변종에서 가장 좋은 형질을 하나의 식물에 모은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접목은 일반적으로 식물이 어릴 때 한다. 뿌리계를 제공하는 식물은 대목(stock)이라 하고 대목 위에 접목되는 가지를 접수(scion)라고 한다. 예를 들어, 우수한 와인 포도를 생산하는 프랑스 포도나무종의 접수를 특정 토양병원균에 더 잘 견디는 미국 변종의 뿌리 대목 위에 접목시킨다. 접수의 유전자는 열매의 질을 결정하지만 대목의 유전적 성질에 의해 변화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접목에서는 대목이 접수로부터 발생한 지상부의 특성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열매를 수확하기 훨씬 좋은 작은 키의 과수를 만들기 위해 정상적인 접수를 지상부계의 생장을 저해하는 작은 키 변종 과수의 대목 위에 접목한다. 종자는 접수에서 나온 부모 식물의 부분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종자를 심었을 때는 접수 과수의 종이 자란다.
식물학자들은 식물 변종을 새로 만들고 그 클론을 생산하는 시험관 내 방법을 도입하였다. 부모 식물체에서 절단한 조직의 작은 조각이나 심지어는 하나의 유조직세포를 영양소와 호르몬이 들어있는 인공배지에 배양하여 완전한 식물체로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배양된 세포는 분열하여 미분화된 캘러스를 형성한다. 배양배지에서 호르몬 균형을 조작하면 캘러스는 완전히 분화된 세포로 이루어진 지상부와 뿌리를 만들 수 있다. 시험관 식물은 토양으로 옮겨서 계속 기른다. 하나의 식물체로부터 캘러스를 나누어 생장시키면 수천 개의 복사본 식물체가 만들어진다. 이런 방법으로 서양란이나 다양한 원예적으로 중요한 나무와 관목을 번식시킨다.
또한 식물조직배양은 유전공학에 도움을 준다. 외부의 유전자를 식물체에 이식시키는 기술 대부분은 식물조직의 작은 조각이나 하나의 세포에서 시작한다. 식물학에서 다른 종의 유전자를 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전자 변형(GM) 생물체를 표현할 때 형질전환(transgenic)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시험관 배양으로 외래 DNA가 들어간 하나의 식물세포로부터 유전자 변형 식물을 재생산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복제될 수 있는 새로운 식물 변종을 개발하기 위해 조직 배양법을 원형질체 융합(protoplast fusion)으로 알려진 기술과 연결하였다. 원형질체란 곰팡이에서 분리한 효소(셀룰로오스 분해효소, 펙틴분해효소)를 처리하여 세포벽을 제거한 식물세포이다. 원형질체를 배양하기 전에 원형질체는 작물로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돌연변이인지를 탐색한다. 어떤 경우에는 서로 달라 교배가 불가능한 두 식물종의 원형질체를 융합하여 만들고, 그 혼성 원형질체를 배양하는 것도 가능하다. 각 원형질체는 세포벽을 재생하여 궁극적으로는 혼성 식물체가 될 수 있다. 이 방법으로 성공한 예는 감자와 감자의 근연종인 까마종이(black nightshade)라는 식물 사이의 혼합종이 있다. 까마종이는 흔하게 사용되는 제초제에 대하여 저항성을 갖고 있다. 그 혼합종 또한 제초제 저항성을 가져서 농장에서 기르는 감자를 죽이지 않고도 잡초를 죽일 수 있게 하였다.

식물세포나 조직의 시험관 내 배양은 대부분의 식물 생명공학에서 기본이 된다. 또 다른 기본적인 과정은 유전공학의 다양한 기술을 통하여 유전자 변형 식물을 생산하는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식물 생명공학을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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