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층의 계단 사이를 커다란 통에 든 물을 옮기느라 애쓰는 사람의 모습을 그려보라. 그리고 식물체 안에서의 물이 중력과 반대 방향으로 수송되는 것을 상상해 보라. 약 800L의 물이 매일 평균 높이의 나무 끝까지 도달한다. 그러나 나무나 다른 식물들에게는 물을 퍼 올리는 펌프가 없다. 그렇다면 이런 기이한 일이 어떻게 생길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뿌리 끝에서 줄기 끝까지 물과 무기질의 여행을 한 발짝씩 따라가 보겠다.
살아 있는 모든 식물세포는 세포막을 통하여 영양분을 흡수하지만 대부분의 물과 무기질의 흡수가 뿌리 끝 근처의 세포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이들 세포가 특히 중요하다. 이곳의 표피세포는 물에 투과성이며, 많은 세포들이 뿌리에 의한 물의 흡수에서 큰 역할을 하는 변형된 세포인 뿌리털로 분화된다. 뿌리털은 물분자나 토양 입자와 단단히 결합되지 않은 무기질 이온으로 이루어진 토양 용액을 흡수한다. 토양 용액은 표피세포의 친수성 벽 안으로 들어가고 세포벽과 세포의 공간을 따라 자유롭게 지나 뿌리의 피층까지 흘러간다. 이런 흐름이 피층의 세포가 토양 용액에 더 많이 노출되게 하며 결과적으로 표피만으로 보다 훨씬 더 큰 표면적을 갖게 한다. 토양 용액이 일반적으로 저농도이기는 하지만 뿌리가 토양보다 몇백 배 더 높은 농도로 포타슘이온 같은 필수 이온이 뿌리에서 축적되도록 능동 수송을 하게 한다.
토양에서 뿌리 피층으로 들어온 물과 무기질은 중심주 또는 관다발기둥에 들어와야 다른 식물 부위로 수송된다. 뿌리 피층에서 가장 안쪽 세포층인 내피는 중심주를 둘러싸고 있으며 뿌리 피층에서 관다발조직으로 무기질의 선택적 통과를 결정하는 마지막 관문 역할을 한다. 내피에 도달했을 때 이미 심플라스트에 있던 무기질은 내피세포의 원형질연락사를 통해 계속 중심주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런 무기질은 이미 내피나 피층의 심플라스트에 들어가기 위해 가로질러야 하는 세포막에 의해 걸러진 것이다. 아포플라스트를 통해 내피에 도달한 무기질은 중심주에 들어가는 길을 막고 있는 막다른 곳을 만나게 된다. 각 내피세포의 횡단벽과 방사벽에 있는 방벽은 카스파리안선이라 부르며 물과 물에 녹은 무기질에 불투과성 왁스물질인 수베린으로 만들어진 띠이다. 그래서 물과 무기질이 내피를 가로지르거나 아포플라스트를 통하여 관다발조직에 들어갈 수 없다. 카스파리안선은 아포플라스트를 통해 이동하는 물과 무기물이 심플라스트를 중심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내피의 원형질막을 반드시 통과하도록 한다.
카스파리안선과 함께 내피는 어떤 무기질도 선택적 투과성인 세포막을 통과하지 않고는 뿌리의 관다발조직에 도달할 수 없게 한다. 또 내피는 물관부 수액에 축적된 용질이 토양 용액으로 새 나가는 것을 막아준다. 내피의 구조와 뿌리에서의 그 전략적 위치는 피층과 중심주 사이의 아플라스트 장벽으로서의 기능에 적합하다. 내피는 뿌리가 토양으로부터 물관으로 어떤 무기질을 선택적으로 수송하도록 돕는다.
토양에서 물관으로의 경로에서 마지막 부분은 물과 무기질이 물관부의 헛물관과 물관요소로 들어가는 통로이다. 이런 수분 운반세포는 성숙되었을 원형질체가 없어 아포플라스트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중심주 내부의 살아 있는 세포와 내피세포는 원형질체로부터 무기질을 자신의 세포벽에 내놓는다. 심플라스트에서 아포플라스트로 용질을 전달하는 것에는 확산과 능동 수송이 모두 관여하며 물과 무기질은 부피 유동에 의해 지상부까지 수송되는 곳인 헛물관과 물관에 자유롭게 들어가게 된다.
토양의 물과 무기질은 뿌리의 표피세포를 통해 식물체에 들어와 뿌리 피층을 통과하여 중심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물관액, 즉 물관부의 물과 녹아 있는 용질은 부피 유동에 의해 각 잎에 퍼져 있는 잎맥까지 장거리 수송된다.
부피 유동은 확산이나 능동 수송보다 훨씬 빠르다. 물관액 수송의 최고 속도는 넓은 물관을 가진 나무에서 시속 15~45m까지 가능하다. 잎들은 물의 공급을 위해 이런 효율적인 전달 시스템에 의존한다. 식물은 잎과 공기에 노출된 다른 부위에서 물을 증발시키는 증산작용으로 상당한 양의 물을 잃어버린다. 옥수수의 예를 생각해 보자. 옥수수 식물 한 개체가 경작기 동안 60L의 물을 증발시킨다. 보통 1헥타르에 60,000개의 옥수수를 기른다고 하면 경작기 동안 거의 400만 L의 물이 증발할 것이다. 증발된 물이 뿌리로부터 다시 보충되지 않는다면 잎은 시들고 식물은 결국 죽게 된다. 물관액의 흐름이 지상부에 무기질 영양소도 공급한다.
물관액은 가장 키 큰 나무에서는 100m 이상 올라가기도 한다. 수액은 뿌리가 위로 밀어 올리는 것일까. 아니면 잎이 위로 당기는 것일까? 이 두 가지 가능한 기작의 상대적인 공헌도를 알아보자
증산작용이 거의 0에 가까울 때인 밤에 뿌리세포는 무기이온을 중심주의 물관부로 계속 펌프질 한다. 그 동안 내피는 이온이 새지 못하도록 돕는다. 결과적으로 축적된 무기질은 중심주 내부의 수분 포텐셜을 낮춘다. 뿌리 피층으로부터 물이 흘러들어와 물관액을 밀어 올리는 뿌리압을 만들어 낸다. 때때로 뿌리압은 증발된 것보다 더 많은 물이 잎에 들어가도록 하여 아침에 풀잎의 끝이나 작은 초본성 진정쌍떡잎식물의 잎 가장자리에서 볼 수 있는 일액현상이 생기게 한다. 일액현상에 의해 생긴 물방울은 증산작용 동안 생기는 수분이 응축된 이슬과는 다르다.
대부분의 식물에서 뿌리압은 기껏해야 물을 몇 미터 정도만 올려줄 수 있어 물관액 상승 힘의 주된 원인은 아니다. 뿌리압을 만들지조차 못하는 식물도 많다. 일액현상을 보이는 식물에서조차 뿌리압은 해가 뜨고 나면 증산작용의 속도를 맞출 수 없다. 대부분의 부위에서 물관액은 뿌리압에 의해 아래에서 밀어 올리는 것이 아니라 잎에서 당겨지는 것이다.
물질을 위로 올리기 위해서는 아래로부터 양압이나 위로부터의 음압이 있어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물이 어떻게 물관부에서 음압으로 위로 당겨 올려지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이런 수송기작을 조사한 결과, 증산작용이 당김을 제공하고 수소결합에 의한 물의 응집력은 뿌리부터 전체 물관부를 따라 위로 당김을 전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잎의 표면에 있는 기공들은 광합성에 필요한 이산화탄소를 엽육세포에 제공해 주는 내부 공기층의 미로와 연결된다. 이 공간의 공기는 세포의 습기 찬 벽과 접촉하기 때문에 증발된 물로 포화된다. 잎 바깥쪽의 공기는 하루 중 대부분 더 건조하여, 잎의 안쪽 공기보다 수분 포텐셜이 낮다. 그래서 잎의 공기층 수증기는 수분 포텐셜 기울기를 따라 확산되어 기공을 통해 잎 바깥으로 빠져나간다. 우리가 증산작용이라고 부르는 현상은 이렇게 잎에서 확산과 증발에 의해 물이 손실되는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잎에서의 수증기 손실이 식물 꼭대기로 물을 끌어올리는 힘이 되는가? 물관부를 거쳐 물을 이동시키는 음압 포텐셜이 잎의 엽육세포벽 표면에서 발달한다. 세포벽은 아주 가는 관으로 이루어진 그물망이다. 물은 셀룰로오스 미세섬유와 그 외의 다른 친수성 세포벽 성분에 달라붙는다. 물이 엽육세포의 세포벽을 덮는 수막으로부터 증발함에 따라 공기와 물의 접촉면은 세포벽 안으로 더 물러나게 된다. 물은 높은 표면장력을 갖기 때문에 접촉면이 휘어짐은 장력 또는 물의 음압 포텐셜을 유도한다. 물이 세포벽에서부터 증발함에 따라 물과 공기의 접촉면이 더 휘어지고 물의 음압은 높아진다. 그 다음, 잎에서 수분이 더 많던 곳의 물이 장력을 줄이기 위해 이쪽으로 당겨지게 되는 것이다. 각 물분자가 수소결합으로 다른 물분자와 붙어 있기 때문에 이런 당기는 힘은 물관부로 전달된다. 그래서 증산작용에 의한 당김은 물의 특별한 성질 몇 가지, 즉 부착, 응집력, 표면장력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음압 포텐셜이 수분 포텐셜을 낮추기 때문에 증산작용에서 음압의 역할은 수분 포텐셜 방정식과 일치한다. 물은 수분 포텐셜이 높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공기-물의 접촉면에서 증가하는 음압은 물관세포의 물이 엽육세포로 당겨지고, 그곳에서 공기층으로 물을 잃고 기공을 통해 빠져나가도록 한다. 이런 식으로 잎의 음성 수분 포텐셜이 증산작용의 당김에서 당기는 힘을 제공하는 것이다.

중력과 반대 방향으로 물관액을 수송하는 기작은 물리법칙이 생물작용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된다. 부피 유동에 의한 뿌리에서 잎까지의 장거리 물의 수송에서 수액의 이동은 물관부조직의 양쪽 끝의 수분 포텐셜 차이에 의해 생긴다. 수분 포텐셜의 차이는 잎에서 물의 증산작용으로 물관부의 잎 끝에서 생긴다. 증산작용이 물-공기의 접촉면에 수분 포텐셜을 줄여서 물관부를 통해 물을 당기는 음압을 만든다.
물관부에서 부피 유동은 몇 가지 주요 사항에서 확산과는 다르다. 첫째, 부피 유동은 압력 포텐셜의 차이에 의해서는 생기만 용질 포텐셜은 아니다. 그래서 물관부에서의 수분 포텐셜 기울기는 정말 압력 포텐셜만이다. 또한 유동은 살아 있는 세포의 세포막을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대신에 가운데가 빈 죽은 세포를 통과한다. 더욱이 단지 물이나 용질만이 아니라 이 이 함께 그리고 확산보다 훨씬 많은 양이 이동한다.
식물은 부피 유동으로 물관액을 끌어올리는 데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는다. 대신 햇빛을 흡수하여 엽육세포의 습기 찬 벽에서 물을 증발시키거나 잎 안의 공기층에 수분 포텐셜을 감소시킴으로써 대부분의 증산작용이 일어나게 한다. 그래서 물관액 상승의 동력은 결국 태양에너지라 할 수 있다.
| 식물의 관다발 조직을 통한 장거리 수송 (0) | 2026.01.02 |
|---|---|
| 기공 조절과 증산작용 (0) | 2026.01.01 |
| 식물체 내 물과 용질의 수송 기작 (0) | 2025.12.31 |
| 육상 환경에 대한 식물의 적응 (0) | 2025.12.31 |
| 생장과 형태 형성(2): 식물의 형태 형성 (0) | 2025.1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