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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장과 형태 형성(2): 식물의 형태 형성

생명과학

by HtoHtoH 2025. 12. 30.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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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형성과 패턴 형성

식물체는 분열하고 팽창하는 세포들을 모아놓은 것 그 이상이다. 발생이 적절히 진행되기 위해서는 형태형성이 일어나 세포들이 조직이나 기관 등의 다세포성 체제로 조직화되어야 한다. 특정한 부위에 특정한 구조가 발생하는 것을 패턴형성이라 한다. 

많은 발생학자들은 발생 중인 구조 내에서 각 세포의 위치를 계속적으로 알리는 신호의 한 형태인 위치 정보에 의해 패턴형성이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이 가설에 따르면 발생 중인 기관의 각 세포는 특별한 유형의 세포로 분화하면서 이웃세포로부터의 위치 정보에 반응한다고 한다. 발생학자들은, 주로 단백질이나 mRNA인 특정 분자들의 농도기울기가 위치 정보를 제공한다는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줄기의 정단분열조직으로부터 확산되는 물질은 줄기 끝에서부터 멀리 떨어진 세포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발생 중인 기관에서 세포들은 가장 먼 쪽의 세포로부터 퍼져 나온 2차 화학신호물질을 감지함으로써 자신의 위치를 감지하는 것 같다. 이들 두 가지 물질의 농도기울기로 각각의 세포는 발생 중인 기관의 장축과 방사축에 대한 상대적인 위치를 결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화학적 신호의 확산에 대한 이론은 발생학자들이 시험하고 있는 여러 가설 중의 하나이다.

위치 정보의 한 가지 유형이 극성인데, 이것은 생물체의 한쪽이 반대쪽과는 다른 구조적 차이를 갖는 현상이다. 식물은 전형적으로 뿌리 끝과 줄기 끝으로 이루어진 주축을 갖는다. 이 같은 극성은 형태적인 차이에서 가장 분명히 드러나지만 옥신호르몬이 한쪽 방향으로만 이동하는 것이나 막뿌리, 막눈의 경우와 같은 생리적인 특성에 있어서도 명확하게 나타난다. 막뿌리는 줄기를 잘랐을 때 뿌리쪽 끝에서 생긴 뿌리를 말하며, 막눈이란 뿌리를 자른 후 줄기쪽 끝부분으로부터 생긴 어린 줄기를 말한다.

식물 접합자의 첫 번째 세포분열은 보통 불균등하여, 줄기와 뿌리로 되는 식물체의 극성화가 시작된다. 일단 이러한 극성이 유도되면 실험적으로 되돌리기가 무척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주축 극성이 적절하게 확립되는 것은 식물의 형태형성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단계이다. 애기장대의 gnom 돌연변이체는 극성 확립에 문제가 있다. 접합자의 첫 번째 세포분열이 비정상적으로 균등하게 이루어지므로, 그 결과 생긴 공 모양의 식물체는 뿌리와 잎이 없다. 

식물의 형태형성은 다른 다세포생물체에서와 마찬가지로 개체 발생의 많은 주요한 현상을 중개하는 호메오유전자라고 하는 핵심 조절유전자의 조절을 받아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많은 식물종에서 발견되는 KNOTTED-1이라는 호메오유전자의 단백질 산물은 겹잎 형성과 같은 잎 형태 발달에 대단히 중요하다. 만약 KNOTTED-1 유전자가 토마토에서 과잉 발현되면 정상적으로 겹잎인 잎이 '초겹입'으로 된다.

 

유전자 발현과 세포분화의 조절

발생 중인 생명체의 세포들은 모두 같은 유전체를 갖고 있지만 각기 다른 단백질 합성을 통해 다양한 구조와 기능을 갖는다. 만약 뿌리나 잎으로부터 분리된 성숙한 세포가 조직배양을 통해 탈분화되어 식물체의 다양한 세포유형으로 발달한다면, 이 세포는 어떤 종류의 식물세포로도 될 수 있는 모든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이는 세포의 분화가 대부분 유전자 발현의 조절, 즉 특정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 전사와 번역 조절에 의존함을 의미한다. 과학자들은 세포가 발생하는 동안 정확한 시간에 특정 유전자의 발현 스위치가 켜지고 꺼지는 분자기작을 밝히기 시작하였다.

세포분화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를 활성화하거나 억제시키는 것은 어떤 세포의 다른 세포들에 대한 상대적인 위치를 알려주는 위치 정보에 따라 거의 결정된다. 예를 들어, 애기장대의 뿌리 표피에는 2개의 세포 유형이 있는데 하나는 뿌리털세포이고 다른 하나는 털이 없는 표피세포이다. 세포의 운명은 표피세포의 위치에 달려 있다. 미성숙한 표피세포가 그 아래에 2개의 피층세포와 접촉하고 있는 경우에는 뿌리털로 분화하지만, 표피세포가 1개의 피층세포와 접촉하고 있다면 이 세포는 털이 없는 표피세포로 분화하게 된다. 과학자들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GLABRA-2 유전자에 보고 유전자를 연결하여 GLABRA-2를 발현하는 모든 뿌리세포가 특정한 처리에 의해 옅은 파란색을 띠게 되도록 하였다. GLABRA-2 유전자는 정상일 때 뿌리털을 형성하지 않는 표피세포에서만 발현된다.

 

생장과 형태 형성(2): 식물의 형태 형성
식물의 형태 형성

세포의 위치와 발생적 운명

미발달한 기관이 형성될 때에 세포분열과 세포팽창의 양상은 세포들을 다른 세포에 대한 특정한 위치에 놓이게 함으로써 세포의 분화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생장, 형태형성, 분화와 같은 모든 발생과정에서는 위치 정보가 기초가 된다. 이 과정들의 상호관계를 연구하려는 한 시도로 클론분석이 있으며, 이것은 정단분열조직의 각 세포로부터 유래한 세포주, 즉 클론에 대해 기관이 발달함에 따라 지도를 작성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줄기 끝의 어떤 분열세포를 주변세포들로부터 구분하기 위해 돌연변이를 이용한다. 세포분열에 의해 얻어진 모든 돌연변이 세포들은 표지된다. 예를 들어, 정단분열조직의 어떤 세포에 엽록소가 형성되지 않는 돌연변이가 생길 수 있다. 이 세포와 이 세포에서 유래된 세포들은 모두 백색증을 나타내기 때문에 초록색의 줄기를 따라서 무색 세포열이 주축을 따라 길게 나타나게 된다.

배구조 안에서의 위치에 의해 세포발생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은 언제부터일까? 어느 정도까지는 줄기끝 세포의 발생적 운명을 아주 초기에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분열조직의 최외각세포에서 파생된 세포들은 대부분 표피계를 이루게 되는 것을 클론지도 작성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러나 정확하게 분열조직의 어떤 세포가 어떤 특정한 조직이나 기관으로 발달하는지는 알 수 없다. 분명히 세포분열 속도와 면에 무작위적 변화가 생기면 분열조직이 재조직된다. 예를 들어, 최외각세포는 보통 줄기 끝의 표면에 대해 수직적으로 분열해서 표면층을 증가시키는데, 때로는 최외각세포 중 어떤 세포가 줄기 끝에 대해 평행하게 분열해서 1개의 딸세포를 표면 밑에 위치시켜 다른 계통으로부터 유래된 세포들 사이에 섞이게 한다. 이 같은 예외는 분열조직의 세포가 처음부터 특정 조직과 기관을 형성하도록 결정되진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대신, 발생 중인 기관에서 세포의 마지막 위치를 나타내는 위치 정보에 의해서 어떤 세포로 될 것인지가 결정된다.

 

발생의 전환: 단계변화

다세포생물체는 일반적으로 여러 발생학적 단계를 거친다. 마치 사람에게 유아기, 유년기, 청년기, 성인기 그리고 비생식단계와 생식단계의 경계에 사춘기가 있는 것과 같다. 식물도 마찬가지로 단계별로 발생하여 유년기단계를 거쳐 성숙한 영양단계 후 생식단계에 들어간다. 물에게서는 애벌레가 성층으로 변하는 것처럼 발생단계의 변화가 생물체 전체에서 일어난다. 식물에서는 이와 매우 달라서 정단분열조직 안에서만 이런 변화가 일어난다. 줄기의 정단분열조직에서 이루어지는 이러한 형태적 변화를 단계변화라고 한다. 식물이 유년기에서 성체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가장 큰 변화는 잎의 크기와 형태에서 나타난다. 정단분열조직이 한 번 어린 마디와 마디 사이를 만들어 놓으면 정단분열조직이 성체기로 전환된 후까지도 이러한 상태가 유지된다. 그러므로 정단분열조직이 이미 수 년 동안 성숙한 마디들을 만들어왔다 하더라도 어린 마디의 곁눈에서 나온 가지에 발생하는 새로운 잎들은 모두 유년기 잎들일 것이다.

단계변화는 식물발생의 가소성을 보여주는 한 예이며, 유년기 잎에서 성체기 잎으로의 전환은 발생단계 변화의 한 유형일 뿐이다. 수련의 가늘게 쪼개진 수중엽이 넓은 부유성 잎으로 전환되는 것도 또 다른 예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잘 일어나지만 매우 두드러지는 발생단계 변화인 영양지 정단분열조직에서의 꽃분열조직으로의 전환을 알아보겠다.

 

개화의 유전적 조절

꽃 형성은 영양생장에서 생식생장으로의 발생단계 변화를 수반한다. 이런 전환을 촉발하는 것은 낮 길이 등의 환경요인과 호르몬 등 내부요인의 복합적인 작용이다. 무한적인 영양생장과 달리 생식생장은 유한적인데 경단분열조직에 의한 꽃 형성이 그 줄기의 1기 생장을 멈추게 하는 것이다. 영양생장으로부터 개화로의 전환은 꽃의 분열조직 인식유전자가 작동하기 시작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이들 유전자의 단백질산물은 무한적인 영양분열조직으로부터 유한적인 꽃분열조직으로의 전환에 필요한 유전자를 조절하는 전사인자가 된다.

1개의 정단분열조직이 개화되도록 유도되면 각 잎원기는 그 상대적 위치에 따라서 수술, 암술, 꽃받침, 꽃잎과 같은 특정한 유형의 꽃의 기관이 된다. 꽃의 기관은 4개의 동심원상 또는 나선상으로 발달한다. 꽃받침은 가장 바깥쪽인 네 번째, 꽃잎은 세 번째, 수술은 두 번째, 암술은 첫 번째인 가장 안쪽선상에 위치한다. 식물학자들은 개화양상을 조절하는 몇 가지 기관 인식유전자를 밝혀냈다. 기관 인식유전자는 식물의 호메오유전자로 부르기도 하며 전사인자들을 암호화한다. 위치 정보는 어느 기관 인식유전자가 특정 꽃기관 원기에서 발현될지를 결정하는데, 그 결과 잎원기는 꽃잎이나 수술 같은 꽃의 특정한 기관으로 발달한다. 초파리의 호메오유전자 돌연변이에서 안테나 위치에 다리가 발생하는 것처럼, 기관 결정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수술이 자라야 할 위치에 꽃잎이 자라는 비성장적인 꽃의 발생을 일으킬 수 있다.

식물학자들은 비정상적인 꽃을 지닌 돌연변이체를 수집하여 연구하였다. 이들은 세 가지 종류의 기관결정 유전자들을 동정하고 클로닝하였으며 어떻게 이들 유전자들이 활동하는지를 규명하고 있다. 꽃의 형성에 대한 ABC 모델은 이들 유전자가 어떻게 네 가지 유형의 기관으로 발달하는지를 나타내고 있다. ABC 모델에서는 각 종류의 기관 인식유전자가 꽃분열조직의 특정한 2개의 선상에서 스위치가 켜진다고 한다.

A 유전자는 바깥쪽 2개의 선상(꽃받침과 꽃잎)에서 스위치가 켜지며, B 유전자는 가운데의  2개의 선상(꽃잎, 수술)에서, 그리고 C 유전자는 안쪽 2개의 선상(수술, 암술)에서 스위치가 켜진다. 꽃받침은 A 유전자만 활성화된 꽃분열조직으로부터 발달하며, 꽃잎은 A와 B 유전자가 활성화된 분열조직에서, 수술은 B와 C 유전자가 활성화된 분열조직에서, 암술은 C 유전자만 활성화된 분열조직에서 발달한다. ABC 모델은 A, B 또는 C 유전자의 활동이 없는 돌연변이에 대해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단, A와 C 유전자는 서로를 억제하여, 만약 A 또는 C 유전자의 어느 하나가 결여되었을 때에는 다른 유전자가 이를 대치한다. 

 

식물을 해부하여 각 부분을 조사할 때에는 식물체 전체가 하나의 통합된 생물체로 기능한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다음 글부터는 식물체 내에서의 관다발식물의 자양분 공급과 수송, 토양과 식물의 영양, 속씨식물의 생식과 생명공학, 내외신호에 대한 식물의 반응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구조가 기능을 결정한다는 것과 식물해부와 생리가 육상생활의 난관에 대한 적응현상이란 것을 기억한다면 식물에 대한 이해를 보다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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