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의 상층은 식물이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물과 광물질을 흡수하는 곳으로 상호작용을 하는 여러 종류의 생물체와 물리적 환경이 함께 공존한다. 이런 복잡한 생태계는 수 세기를 통해 형성되었지만 인간의 잘못된 관리로 단 몇 년 만에 파괴될 수 있다. 토양이 왜 보존되어야 하고, 왜 특정한 식물이 그곳에 자라야만 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토양의 물리적 특성인 토성과 토양의 조성에 대해 알아야 한다.
토성(soil texture)은 토양의 입자크기에 의해 결정되는데, 토양입자는 굵은 모래로부터 미사, 현미경 크기의 점토입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토양입자는 궁극적으로 암석의 풍화작용으로부터 형성된다. 바위 틈새로 들어간 물이 얼게 되면 암석을 기계적으로 깨뜨리며 물에 용해된 산이 암석을 화학적으로 깨뜨린다. 만약 생물체가 암석으로 침투하게 되면 화학적, 기계적으로 암석붕괴를 가속시킨다. 예를 들면, 식물의 뿌리는 산을 분비하여 암석으로 분해하지만, 뿌리가 생장하면서 암석의 균열을 일으킴으로써 기계적으로 부순다. 풍화작용으로 생긴 광물질 입자는 죽은 생물체의 잔존물과 그 외 유기물질의 혼합물인 부식질(humus)과 함께 표토(topsoil)를 형성한다. 끊어진 길이나 깊은 구덩이가 있는 곳에서는 표토와 다른 토양층으로 이루어진 단층(soil horizon)의 수직구조가 잘 보인다. A 단층이라고 알려진 표토는 수 mm 또는 수 m의 깊이로 이루어진다. 우리는 표토의 특성에 관심을 갖고자 하는데, 그 이유는 표토층이 식물생장에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식물은 표토의 토양입자 사이의 공극을 채우고 있는 용해된 광물질과 물인 토양액으로부터 양분을 얻는다. 공극은 또한 공기주머니가 되기도 한다. 폭우 뒤에 토양의 큰 간극으로부터는 물이 빠지지만 작은 공극에서는 점토와 다른 토양입자의 표면이 음이온으로 하전되어 물을 끌어당기기 때문에 물이 빠지지 않고 유지된다.
표토의 토성은 입자들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데 입자들은 왕모래로부터 미세한 점토로 분류된다. 가장 비옥한 토양은 양토(loams)로서 같은 양의 모래와 중간크기의 미사, 진흙이 같은 양만큼 들어 있다. 양토에는 미세한 입자들이 많기 때문에 입자의 표면에 달라붙는 물과 무기질이 유지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히 제공되는 한편, 모래입자들 사이에 큰 공극이 있어서 식물 뿌리로 산소의 확산을 가능하게 한다. 사질토는 보통 식물생장에 필요한 물을 충분히 지니지 못하는 반면 점토는 너무 많은 물을 지니는 경향이 있다. 만약 토양의 물 빠짐이 좋지 않으면 토양의 공극에 물이 차기 때문에 뿌리는 산소가 부족해 질식하게 된다. 가장 비옥한 표토는 절반 정도의 물과 공기를 공극에 채우고 있어서 공기 순환, 배수, 저수능력이 균형을 맞춘 것이다. 토양의 물리적 특성은 이끼, 퇴비, 배설물, 모래와 같이 토양에 필요한 것들을 섞어줌으로써 조정될 수 있다.
토양은 무기질 성분 및 유기질 성분으로 이루어지는데, 유기질 성분은 토양에 서식하는 많은 생물체들을 포함한다.
토양입자의 표면 하전에 따라 많은 양분과의 결합능력이 결정된다. 양으로 하전된 이온(양이온)인 포타슘, 칼슘, 마그네슘 등은 토양입자 표면에 가깝게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토양을 통한 여과작용에 의해서도 잘 빠져나가지 않는다. 식물의 뿌리는 토양입자로부터 무기질 양이온을 직접 흡수하지 못한다. 이들은 양이온교환(cation exchange)을 통해 토양액 속에서 이용된다. 무기질 양이온은 토양에서 다른 양이온 특히 H⁺으로 치환되어 토양액으로 들어가면 뿌리털에 의해 흡수된다. 토양의 양이온교환 능력은 양이온 흡착 부위와 pH에 의해 결정된다. 높은 치환능력이 있는 토양은 보통 많은 무기질 양분을 갖고 있다.
아질산이온, 인산이온, 황산이온 등과 같은 음이온은 음으로 하전된 토양입자와 단단히 결합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방출된다. 이들은 폭우나 관개가 이루어지는 동안에 지하수로 빠져나가 뿌리가 이용하지 못하게 된다.
부식질(humus)은 표토의 중요한 유기질 성분으로서 죽은 생물체, 배설물, 낙엽, 그 외에 세균과 곰팡이에 의해 형성된 유기물질로서 구성되어 있다. 부식질은 점토가 서로 뭉치는 것을 막고 부서지기 쉬운 토양을 만들어 물을 유지하면서도 뿌리에 적절히 공기가 스며들 수 있도록 해 뿌리가 숨 쉴 수 있게 한다. 부식질은 토양의 양이온교환 능력을 증대시키고, 미생물이 유기질을 분해함에 따라 점차 토양으로 되돌려질 무기질 양분의 저장고 역할을 한다.
표토에 서식하는 생물체의 수와 다양성은 가히 놀랄 만하다. 한 찻숟가락만큼의 표토에는 약 50억 마리의 세균이 있고 이들은 다양한 곰팡이, 조류, 원생생물, 곤충, 지렁이, 선충들이 식물의 뿌리와 함께 서식한다. 이 모든 생물체의 활동은 토양의 물리화학적 특성에 영향을 미친다.
고대의 농부들은 몇 년이 지나면 토지의 소출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경작하지도 않는 곳으로 옮겨가도 몇 년이 지나면 똑같은 양상이 나타난다는 것을 관찰하였다. 결국 토양이란 농한기에 시비를 하면 같은 장소에서도 다시 작물을 경작할 수 있는 재생자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런 정착성 농업은 생활의 새로운 방법을 촉진하였다. 사람들은 영구 거주지를 만들고 최초의 마을을 형성하였다. 그들은 새로운 수확기가 올 때까지 필요한 양식을 저장하였는데, 잉여 양식은 이러한 초기 사회에서 비농업 직업의 전문화를 가능하게 하였다.
여기에서는 생산량을 높이기 위하여 농부들이 어떻게 관개를 하고 토양을 바꾸었는지를 논의하고자 하며, 그 목표는 보존의식, 친환경, 유용성 등의 개념이 포함된 다양한 농업 방법인 지속성 농업(sustainable agriculture)이다. 우리는 침식, 토양압착, 토양오염과 같은 문제점들이 어떻게 전 세계적인 토양훼손의 원인이 되는지에 대해 조사하려고 한다.

물은 식물생장을 제한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관개(irrigation) 만큼 작물생산을 증가시키는 기술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관개는 엄청난 수자원을 버리게 된다. 세계적으로 약 75%의 수자원이 농업에 이용된다. 미국 남서부 지역의 많은 강들이 관개를 위해 물줄기를 바꿈으로써 말라가고 있다. 관개용 물의 1차적인 근원은 강이나 호수와 같은 표면수가 아니라 대수층(aquifer)이라고 하는 지하수 저장소이다. 세계의 일부 지역은 대수층의 물 유출량이 유입량을 초과한다. 이러한 결과로 천천히 또는 갑작스러운 지각 침강현상인 토지함몰(land subsidence)이 생긴다. 토지 함몰은 배수 양상을 바꿔 건축물에 손상을 입히며, 지하 샘의 유실을 촉진하고, 홍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특히 지하수를 이용한 관개는 토양의 염분화(salinization)를 초래해 작물을 경작하기에는 토양염분도가 너무 높다. 관개수에 용해된 염분은 물이 증발하면서 토양에 축적되기 때문에 토양의 수분포텐셜은 더욱 낮아진다. 이것은 토양으로부터 뿌리로의 수분포텐셜 기울기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뿌리의 수분흡수는 줄어든다.
밭을 물로 덮는 것과 같은 관개방법은 과도한 물을 증발시키기 때문에 낭비적이다. 물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농부들은 토양의 함수유지력, 작물의 물 필요량, 적당한 관개기술 등을 알아야 한다. 많이 사용하는 관개기술 가운데 하나인 낙수관개(drip irrigation)는 구멍 뚫린 플라스틱관을 뿌리 근처에 설치하여 물이 천천히 계속해서 흘러나가게 하는 방법이다. 이런 방법은 적은 양의 물이 필요하고 염분화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건조한 농업지역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자연생태계에서 광물질 양분은 죽은 유기물질이 분해되거나 동물 배설물이 배설됨으로써 재사용된다. 그러나 농업은 자연적이지 않다. 예를 들면, 여러분이 먹을 샐러드의 상추 속에는 밭에서부터 빨아들인 무기질이 들어 있는데, 당신이 배설을 하면 무기질은 원래 이들이 있었던 농토로부터 멀리 떨어져 놓이게 된다. 회복시키지 않은 상태로 여러 번 수확을 하게 되면 농토는 양분을 유실하고 만다. 양분 유실은 세계적인 토양붕괴의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이다. 농부들은 비료를 줌으로써 토양의 양분이 유실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오늘날 선진국가에서는 농부들이 산업적 공정을 거치거나 광산으로부터 채취된 무기질이 포함된 상업적인 비료를 사용한다. 이들 비료에는 보통 질소, 인, 포타슘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데 이들 양분은 유실된 토양에서 가장 흔하게 결핍된다.
가름, 어분, 퇴비와 같은 것은 생물학적 기원을 갖고 분해 중인 유기물질을 지니기 때문에 유기질 비료라고 한다. 그렇지만 식물이 유기질을 이용하려면 그 전에 뿌리가 흡수할 수 있는 무기질로 분해되어야만 한다. 유기질 비료든 화학비료든 무기질은 식물체가 이용하게 되는 같은 형태지만, 유기질 비료가 무기질을 서서히 방출하는 데 비해 화학비료는 한꺼번에 방출하고 토양에서 오랫동안 유지되지 않는다. 뿌리에 흡수되지 않는 여분의 무기질은 강우나 관개에 의해 토양으로부터 유실되어 소모된다. 설상가상으로 무기질이 호수에 흘러들어 가면 조류를 폭발적으로 증식시킴으로써 물속 산소량을 줄여 어류의 개체군을 급감시킬 수 있다.
토양산도는 양이온교환과 무기질의 화학 형태에 관여하기 때문에 무기질의 이용성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이다. 만약 어떤 무기질이 점토입자에 너무 단단히 결합되어 있거나 식물이 흡수할 수 없는 화학형태를 가지고 있다면 그 이용성은 토양의 산도에 좌우된다. 대부분의 식물은 높은 농도의 수소이온이 토양입자의 양으로 하전된 무기질을 대체함으로써 이들을 식물이 잘 흡수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약산성의 토양을 선호한다. 최저의 작물생장을 위해 토양산도를 조정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 그 이유는 수소 이온의 교환이 한 가지 이상의 무기질을 이용할 수 있게 하지만 한 편으로는 또 다른 무기질을 이용할 수 없게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pH 8에서 식물은 칼슘을 흡수할 수 있지만 철은 거의 대부분을 이용하지 못한다. 토양산도는 작물의 무기질 필요량과 맞추어야만 한다. 만약 토양이 너무 산성이라면 탄산석회나 수산석회를 뿌려서 이를 조정할 수 있다.
토양산도가 5 이하로 낮아지면 독성의 알루미늄이온(Al³⁺)이 더욱 용해되어 뿌리에 흡수되는데, 이것은 뿌리생장을 방해하고 식물의 양분으로 꼭 필요한 칼슘의 흡수를 저지한다. 어떤 식물들은 유기 음이온을 분비해 Al³⁺과 결합시켜 독성을 줄여줌으로써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도 한다. 그러나 낮은 토양산도와 Al³⁺의 독성은 연속된 문제를 야기하는데, 특히 열대 지역의 인구가 증가하고 식량생산 압박이 큰 곳에서는 더욱 심각하다.
극적으로 발생했던 '모래사발' 지역에서의 사건처럼 물과 바람에 의한 침식은 상당량의 표토를 옮길 수 있다. 토양의 양분은 바람과 개울에 의해 멀리 옮겨질 수 있기 때문에 침식은 토양붕괴의 주요한 원인이다. 테라스경작이나 등고선 형태의 경작 같이 바람을 차단하는 식재열을 갖도록 농작물을 심게 되면 표토의 유실을 막을 수 있다. 알팔파와 밀은 옥수수처럼 넓은 식재열을 갖는 식물에 비해 표토를 잘 덮기 때문에 토양보존에 있어 유리하다.
침식은 또한 무경농업(no-till agriculture)이라 하는 경작방법에 의해서도 줄일 수 있다. 전통적인 경작에서는 전체 농토를 갈아엎어 잡초를 제거하는 장점이 있지만, 토양을 붙들고 있는 뿌리그물망을 망가뜨려 표토의 유실과 침식을 촉진하기도 한다. 무경농업에서는 특수한 쟁기를 이용해 파종과 시비를 위한 좁은 이랑을 만듦으로써 토양에 최소한의 교란을 줄 뿐 아니라 적은 양의 비료만이 필요하게 된다.
크고 무거운 농장의 장비들은 토양압착이라고 하는 문제를 일으킨다. 토양입자들이 서로 눌려서 입자 간 간극이 감소된다. 심하게 압착된 토양은 큰 공극이 거의 없고 남아 있는 작은 공극도 토양 사이에 물이 이동하는 데 효과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수분 흡수율과 배수율이 감소된다. 토양압착으로 뿌리와 토양 사이의 가스교환도 천천히 이루어진다. 또한 토양압착은 뿌리가 토양 속으로 침투하기 어렵게 해 물과 무기질의 흡수가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뿌리생장도 감소한다. 토양압착을 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무게를 분산할 수 있도록 농기구의 바퀴를 좀 더 넓은 것으로 개조하고 토양을 너무 습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어떤 지역은 토양이나 지하수가 중금속 또는 유기물로 오염되어 농업을 할 수 없는 곳이 있다. 토양의 회복은 오염된 토양의 제거와 같은 무생물적인 기술에 의해 주로 이루어져 왔는데, 이런 방법은 비용이 많이 들고 자연 경관을 해치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식물토양치료법(phytoremediation)이라는 방법은 생물학적이며 자연보존적인 기술로서, 오염물질을 식물에 축적시킴으로써 저렴한 비용으로 토양을 회복시키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말냉이(Thlaspicaerulescens)는 일반 식물의 300배 이상의 농도로 아연을 축적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식물을 이용하여 제련소, 광산 또는 핵실험에 의해 오염된 지역을 정화하는 데에 사용할 수 있다. 생물토양치료법은 원핵생물이나 원생생물과 같은 다양한 생물체를 사용해서 오염된 지역을 정화시키는 방법으로서 식물치료회복법도 이에 속한다.
이번 글에서는 지속적인 농업을 위한 토양보존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하였다. 무기질 양분은 토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렇다면 어떤 무기질이 가장 중요한가? 또 왜 식물은 이들을 필요로 하는가? 이러한 주제를 다음 글에서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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