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계의 가장 본질적인 기능은 정보를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앞서 고찰한 휴지막전위가 에너지를 비축한 '대기 상태'라면, 활동전위(Action potential)는 그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방출하여 장거리를 이동하는 실제 '신호'에 해당한다. 활동전위는 신경세포의 축삭(Axon)을 따라 전도되는 일시적이고 급격한 막전위의 역전 현상으로, 자극의 세기가 아닌 '빈도'를 통해 정보를 부호화한다. 본 고에서는 활동전위가 발생하는 생리학적 원리와 그 기저에 깔린 이온 통로의 분자적 개폐 기작, 그리고 신호가 축삭을 따라 소실 없이 전달되는 전도 과정을 학술적으로 심층 분석한다.
신경세포가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으면 휴지 상태의 막전위(-70 mV)에 변화가 생긴다. 이때 발생하는 전기적 변화가 모두 활동전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만 신호가 생성된다.
자극이 가해지면 막전위가 양(+)의 방향으로 상승하는 탈분극(Depolarization)이 일어난다. 자극의 세기가 약해 막전위가 특정 임계점인 역치(Threshold, 대개 -55 mV 내외)에 도달하지 못하면, 막전위는 다시 휴지 상태로 돌아가며 신호는 소멸한다. 그러나 일단 역치를 넘어서면, 이온 통로의 양성되먹임(Positive feedback)이 가동되어 폭발적인 전위 상승이 발생한다.
활동전위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실무율이다. 역치를 넘는 자극이라면 자극의 세기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발생하는 활동전위의 크기(진폭)는 항상 일정하다. 반대로 역치에 미달하는 자극에는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따라서 신경계는 신호의 크기가 아니라, 단위 시간당 발생하는 활동전위의 횟수, 즉 빈도(Frequency)를 통해 자극의 강도를 뇌에 전달한다.
활동전위의 급격한 전위 변화는 세포막에 박혀 있는 전압 의존성 이온 통로(Voltage-gated ion channels)의 정교한 개폐에 의해 결정된다. 특히 나트륨(Na⁺) 통로와 칼륨(K⁺) 통로의 서로 다른 반응 속도가 활동전위의 독특한 파형을 만들어낸다.
활동전위가 발생한 직후에는 다시 자극을 주어도 새로운 활동전위가 생기지 않거나 생기기 어려운 기간이 존재하는데, 이를 불응기라고 한다.
활동전위는 생성된 지점에 머물지 않고 축삭을 따라 말단까지 이동한다. 이를 전도(Conduction)라고 하며, 이는 마치 도미노가 넘어지는 과정과 유사하다.
말집(Myelin sheath)이 없는 민말집 신경에서 일어나는 방식이다. 한 지점에서 발생한 활동전위가 인접한 부위의 탈분극을 유도하고, 그 부위가 다시 다음 부위를 자극하며 순차적으로 전파된다. 이 과정은 이온 통로가 축삭 전체에 걸쳐 열리고 닫혀야 하므로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리다.
말집으로 둘러싸인 척추동물의 유말집 신경에서 일어나는 혁신적인 방식이다.

활동전위는 생물체가 외부 자극을 인식하고 근육을 제어하는 모든 과정의 근간이다. 뇌는 시각, 청각, 촉각 등 서로 다른 감각 기관으로부터 오는 활동전위를 수신하지만, 그 신호의 형태는 모두 동일하다. 뇌가 이들을 구분하는 방법은 '어떤 신경 경로를 통해 신호가 들어오는가'와 '활동전위가 얼마나 빈번하게 발생하는가'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 가벼운 접촉보다는 강한 압박이 가해질 때 관련 감각 뉴런에서 발생하는 활동전위의 빈도가 높아지며, 뇌는 이를 '강한 자극'으로 해석한다. 이러한 디지털 방식의 정보 전달은 아날로그 신호와 달리 장거리 전송 시에도 신호의 왜곡이나 소실이 거의 없다는 강력한 장점을 지닌다.
활동전위는 이온 통로라는 미세한 분자 기계들이 전압의 변화에 반응하여 0.001초(1ms) 단위로 협력한 결과물이다. 찰나의 순간에 일어나는 나트륨과 칼륨의 유출입은 생명체가 환경의 변화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물리적 토대를 제공한다. 특히 진화 과정에서 등장한 말집과 도약 전도는 포유류가 거대한 몸집을 유지하면서도 민첩한 반사 신경과 고도의 지능을 가질 수 있게 한 결정적인 도약이었다.
이러한 전도 기전의 이해는 마취제의 작용 원리(예: Na⁺ 통로 차단제인 리도카인)나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탈탈진 질환의 병태생리를 규명하는 데 핵심적인 지표가 된다. 활동전위는 신경세포가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역동적이고 효율적인 언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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