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비계는 생물체의 내부 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호르몬이라는 화학적 신호 전달 물질을 사용한다. 이러한 조절 과정의 핵심은 시스템의 출력이 다시 입력에 영향을 주어 반응을 조절하는 음성되먹임(Negative Feedback) 기작과, 서로 반대되는 기능을 수행하며 평형을 맞추는 대립호르몬 쌍(Antagonistic hormone pairs)의 활동에 있다. 특히 혈당 조절은 이러한 원리가 가장 정교하게 적용되는 사례로, 인슐린과 글루카곤이라는 두 호르몬의 상호작용을 통해 생존에 필수적인 에너지원인 포도당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본 고에서는 간단한 호르몬 경로의 구조를 시작으로 인슐린과 글루카곤의 생리적 기전, 표적 조직에서의 작용, 그리고 이 시스템의 붕괴로 발생하는 당뇨병에 대하여 학술적으로 고찰한다.
내분비계의 가장 기본적인 작동 방식은 특정 자극에 의해 호르몬이 분비되고, 이것이 표적 세포에 도달하여 생리적 반응을 일으킨 후, 그 결과가 다시 분비를 억제하는 음성되먹임 경로를 따르는 것이다.
단순 내분비 경로에서는 내분비 세포가 외부 혹은 내부의 자극을 직접 감지하여 호르몬을 혈액으로 방출한다.
음성되먹임은 호르몬에 의한 반응 결과가 초기 자극을 감소시킴으로써 시스템을 안정화하는 기작이다. 앞서 언급한 세크레틴 경로에서 중탄산염에 의해 pH가 상승하면, 세크레틴 분비를 유도했던 '낮은 pH'라는 자극이 사라지게 되어 호르몬 분비가 중단된다. 이러한 자기 조절 시스템은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생체 리듬을 파괴하는 것을 방지하고, 좁은 범위 내에서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생명체에게 포도당은 세포 호흡의 일차적인 연료이다. 혈중 포도당 농도가 너무 낮으면 뇌 기능 저하와 같은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너무 높으면 삼투압 불균형과 조직 손상을 초래한다. 이를 조절하기 위해 췌장(Islets of Langerhans)에서는 인슐린과 글루카곤이라는 대립호르몬 쌍이 작용한다.
췌장은 소화 효소를 분비하는 외분비선인 동시에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선이다. 이자섬에는 두 종류의 핵심 세포가 존재한다.
인슐린과 글루카곤은 서로 반대되는 생리적 효과를 나타내며 혈당의 설정값(Set point)을 유지한다.

두 호르몬은 전신에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간, 근육, 지방 조직이 주요 표적이 된다. 각 조직에서 일어나는 생화학적 변화는 다음과 같다.
인슐린은 세포막의 인슐린 수용체와 결합하여 신호 전달 경로를 활성화한다.
글루카곤은 주로 간세포에 작용하여 저장된 에너지를 혈액으로 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인슐린 신호 전달 체계에 결함이 생겨 혈당 조절 능력을 상실한 상태를 당뇨병이라 한다. 혈중에 포도당이 넘쳐나도 세포는 이를 이용하지 못해 기아 상태에 빠지며, 과잉된 포도당은 소변으로 배출되면서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으로, 면역계가 자신의 췌장 베타세포를 파괴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비인슐린 의존성 당뇨병으로, 인슐린은 분비되지만 표적 세포가 이에 적절히 반응하지 못하는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이 주된 특징이다.
혈중 고농도의 포도당은 단백질과 결합하여 당화 혈색소를 형성하고 혈관 내피세포를 손상시킨다.
내분비계의 조절 기작은 대립하는 두 호르몬이 줄다리기를 하듯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는 과정이다. 인슐린과 글루카곤은 서로를 억제하고 보완하며 혈당이라는 좁은 생리적 영역을 지켜낸다. 음성되먹임은 이 과정이 과도하게 진행되지 않도록 제동을 거는 안전장치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정교한 체계의 붕괴인 당뇨병은 우리에게 항상성이 생존에 얼마나 필수적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현대 의학은 인슐린 분비 메커니즘과 세포 내 신호 전달 경로를 명확히 규명함으로써 당뇨병의 치료 가능성을 높여왔다. 결국 내분비계의 조절 원리를 깊이 이해하는 것은 인체가 어떻게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는지를 파악하는 핵심이며, 이를 통해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학문적 토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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