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따로 격리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다른 종들과 군집을 이루어 존재한다. 이러한 다른 종들과의 상호작용 중 일부는, 예를 들어 균근에서 식물과 곰팡이의 관계 혹은 식물과 수분을 도와주는 동물들의 관계 등은 상호 도움이 되는 관계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식물과 다른 생명체들과의 상호작용은 식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식물은 1차 생산자로서 먹이사슬의 가장 아래에 있으며 다양한 초식동물의 공격을 받게 되어 있다. 또한 식물은 식물의 조직에 해를 끼치거나 심지어는 식물을 죽일 수 있는 다양한 병원성 바이러스와 세균, 곰팡이 등에 감염되기 쉽다. 식물은 이러한 위협에 대항할 수 있는 방어체계를 가지고 있어 초식동물을 쫓아내거나 병원균의 감염을 막거나 혹은 이미 침입한 병원균과 싸울 수 있다.
모든 생태계에서 초식동물은 식물이 마주치는 스트레스이다. 식물은 초식동물에게 가시와 같은 물리적인 방어와 동물이 싫어하는 맛을 내거나 동물에게 해로운 물질을 분비하는 것과 같은 화학적 방어로 대처하고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식물들은 카나바닌(canavanine)이라는 변형된 아미노산을 생산한다. 이 물질을 만드는 식물 중 하나인 콩과식물인 Canavalia ensiformis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 카나바닌은 단백질합성에 이용되는 20가지 아미노산 중 하나인 아르기닌과 유사하다. 곤충이 카나바닌을 가지고 있는 식물을 먹으면 곤충 내에서 단백질 합성 과정 중 아르기닌이 첨가될 자리에 카나바닌이 대신 첨가된다. 카나바닌은 아르기닌과 유사하지만 동일하지는 않기 때문에 이 단백질의 구조에 영향을 줌으로써 기능에 이상을 초래하여 곤충을 죽게 한다.
어떤 식물의 경우는 특정 초식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이 초식동물의 포식자를 유인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기생말벌은 식물잎을 갉아먹는 쐐기벌레 등 그들의 먹이 안에 알을 찔러 넣는다. 쐐기벌레 안에 주입된 알이 부화하면 유충이 유기물로 이루어진 저장고라고 표현할 수 있는 이 쐐기벌레를 몸 안쪽에서부터 밖으로 갉아먹는다. 이 과정에서 초식동물을 처치함으로써 이득을 보는 식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쐐기벌레에 의해 상처를 입은 잎에서 휘발성물질이 발산되어 기생말벌을 유인한 것이다. 이러한 반응은 쐐기벌레가 잎을 갉아먹어서 생기는 물리적 상처와 쐐기벌레의 타액 속에 들어 있는 특정 물질이 짝을 이루어 함께 유도한다.
초식동물에 의한 피해에 대한 반응으로 식물이 발산하는 휘발성 물질은 주변에 서식하는 같은 종의 식물들 사이에서 조기경보체계로 작용하기도 한다. 특정 콩과식물은 잎진드기에 의해 공격을 받으면 휘발성 물질을 발산하여 주변에 공격받지 않고 있는 식물들에 현재 공격이 있음을 알리는 신호로 작용한다. 이 휘발성 물질을 인지하면 방어에 관련된 유전자들의 발현이 활성화된다. 기계적으로 상처를 입힌 잎에서 분비되는 휘발성 물질은 같은 효과를 내지 못한다. 이렇게 발산된 휘발물질에 의해 특정 유전자들이 활성화됨으로 인해 먹히지 않은 이웃식물들은 잎진드기에 의해서 덜 영향을 받으며, 잎진드기를 먹고 사는 다른 종류의 진드기를 유인한다. 네덜란드 워싱턴 대학교의 카페스(Iris Kappers)와 동료들은 애기장대에서 만들어지지 않는 휘발물질 두 가지를 만들 수 있도록 유전자가 조작된 애기장대를 만들었다. 이 두 휘발물질은 이미 다른 식물에서 육식성 포식 진드기를 유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렇게 유전적으로 조작된 애기장대는 포식 진드기를 유인할 수 있었으며 이것은 작물의 곤충에 대한 저항성을 유전적으로 조작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감염에 대한 식물의 제1선 방어는 표피에서의 물리적 방어이다. 그러나 이 첫 번째 방어선은 완벽하지 않다. 바이러스와 세균, 곰팡이의 포자나 균사들은 상처 난 곳, 혹은 기공같이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구멍 등을 통해서 식물체에 침투할 수 있다. 일단 병원균이 침투하면 식물은 병원균을 죽이거나 혹은 침투한 위치에서부터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화학적 방어로 두 번째 방어선을 구축한다. 두 번째 방어체계는 식물이 유전적으로 특정 병원균을 인지할 수 있을 때 훨씬 더 효율적이다.
식물은 침투하는 병원균을 인지하고 그들에 대해 자신을 방어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식물에 의해서 인지되지 않고 식물의 방어기작을 억제할 수 있는 병원균은 질병을 유발한다. 식물이 이에 대한 특이적인 방어기작을 갖고 있지 않은 병원균을 병원성(virulent)이라고 한다. 이러한 병원균은 매우 예외적인 것이다. 그렇지 않고 일반적이라고 한다면 식물과 병원균은 곧 모두 멸종해 버릴 것이다. 진화 과정에서 식물과 병원균은 타협점을 찾아온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병원균은 숙주식물에 심각하게 해를 끼치거나 죽이지 않은 채로 자신을 번식하기 위해 계속적으로 식물에 침투할 수 있다. 숙주식물을 죽이지 않고 약간의 영향만 미치는 병원균을 비병원성(avirulent)이라고 한다.
유전자-유전자 인식(gene-for-gene recognition)은 식물의 질병에 대한 방어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되는 형태이며 병원균에서 유래된 물질이 식물의 특정 질병저항 관련 유전자(R gene)의 단백질 산물에 의해 인식된다. 많은 종류의 병원균이 있으므로 당연히 식물도 이에 해당하는 많은 R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며 애기장대의 경우 적어도 수백 개를 가지고 있다. 하나의 R 단백질은 비병원성 유전자(Avr gene)에 의해 암호화되어 있는 하나의 병원균 단백질과 결합한다. 비병원성이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Avr 단백질들은 식물에 해롭다. 즉, 이 단백질들은 식물의 물질대사를 병원균에 유리하도록 바꾸어 놓는 것으로 추정된다. 병원균에 의해 유도되는 물질인 엘리시터(elicitor)를 R 단백질이 인지하면 신호전달 과정이 시작되어 일군의 방어작용이 활성화된다. 이러한 방어작용에는 감염된 부위에서 조직의 강화와 항생물질의 합성뿐만 아니라 감염된 세포가 죽는 유전 프로그램인 과민반응(hypersensitive response) 등이 있다. 병원균의 침투로 인해 오래 지속되는 전신성 반응으로서 식물이 다양한 종류의 병원균에 저항성을 띠게끔 해주는 전신성획득저항성(systemic acquired resistance) 또한 유도될 수 있다. 병원균에 대한 국부적인 반응과 전신성 반응에는 광범위한 유전 프로그램의 재조정과 세포 내 물질 등의 여러 자원 이용에 변화가 필요하다. 따라서 식물은 침투하는 병원균을 감지한 이후에야 이러한 방어작용을 활성화시킨다.
과민반응은 감염된 부위 근처의 세포와 조직을 죽임으로써 병원균의 확산을 막는 방어반응이다. 감염된 부위의 세포들이 화학적 방어를 구축하고 그 부위를 격리시킨 후 자기 자신을 분해하게 된다. 과민반응은 병원균 엘리시터가 R 단백질에 결합함으로써 시작되어 세포막의 선택적 투과도를 변화시키고 일반적인 곰팡이제거제와 살균제의 특성을 띠는 독성물질인 파이토알렉신(phytoalexin)의 합성을 촉진한다. 또한 과민반응은 PR 단백질(pathogenesis-related proteins)의 합성을 유도하고 이 단백질 중 대부분은 병원균의 세포벽 구성물질을 분해하는 효소이다. 또한 식물은 병원균에 감염되면 식물세포벽에 있는 물질들 사이의 결합과 리그닌의 축적을 유도하여 병원균이 식물의 다른 부분으로 퍼지는 것을 지연시키는 국부적인 장벽을 설치한다.
과민반응의 결과로 생긴 병반을 잎에서 관찰할 수 있다. 잎은 병에 걸려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생존할 수 있으며 이러한 방어작용으로 식물체의 다른 부분이 보호된다.
앞에서 서술했듯이 과민반응은 숙주식물과 병원균의 유전자-유전자(R-Avr) 작용에 기초한 격리조치로 지역적이고 특이적인 방어작용이다. 그러나 앞에서 지적했던 바와 같이 병원균의 침투는 전체 식물에게 감염에 관한 경보를 울리는 신호물질을 만들게 하기도 한다. 이러한 전신성획득저항은 여러 방어 유전자의 발현을 식물체 전체에서 유도하며 이 반응은 비특이적으로, 다양한 병원균에 대해 며칠 동안 저항성을 보인다. 감염 부위에서 이동하여 전신성획득저항을 유도하는 신호물질로 가장 유력한 후보로 메틸살리실산(methylsalicylic acid)이 알려져 있다. 메틸살리실산은 감염 부위 근처에서 합성되어 물관을 따라 식물 전체로 이동해 가며 감염 부위와 떨어진 곳에서 살리실산(salicylic acid)으로 전환된다. 살리실산은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시켜 여러 PR 단백질 합성을 유도하여 병원균의 공격에 저항성을 띠게 된다.
살리실산의 변형된 형태인 아세틸살리실산(acetylsalicylic acid)은 아스피린의 주성분이다. 아스피린이 진통제로 팔리기 시작되기 수 세기 전에 일부에서는 버드나무의 나무껍질을 씹으면 치통이나 두통이 덜해진다는 것이 알려져 있었으며 이는 이 껍질에 많이 존재하는 살리실산의 작용이었다. 식물학자들은 이 살리실산이 식물에서는 전신성획득저항 과정에서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아냈다. 아스피린은 사람에게 약으로 작용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효과이기는 하지만 아스피린을 만들어 내는 식물에서도 천연약으로 작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식물의 병저항성과 그 외 진화적인 적응들에 관해 연구해 온 식물학자들은 점차 식물이 내부 및 외부 신호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이외에도 다른 여러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일해온 식물학자들과 생물학 과정에서 식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하는 수백만의 학생들 모두가 생물권 전체를 먹여 살리는 녹색의 생명체에 관한 오래된 궁금증을 풀어나가고 있다.